다시 시작이라는 말은 쉽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두 번째 인공수정이 실패로 돌아온 후, 나는 멈춰 서 있었다.잠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또 다시 뭔가를 시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버겁게 느껴졌다.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조금 쉬고 나니, 마음이 다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그래서 병원을 옮기기로 결심했다.이번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싶었다.병원이 달라지면 모든 게 새로워진다.기록도, 검사도, 시술 과정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했다.하지만 괜찮았다.이번에는 ‘어떻게든 해보자’가 아니라,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자’는 자세로 임했다.정부지원금, 까페, 그리고 시험관 공부본격적인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난임 관련 정부지원 제도를 알아보았다.생각보다 조건도 복잡하고 서류도 많았지만, 다행히 정부지원금을 신청..
2025. 6. 2.
될 거야, 안되면 어떡하지… 그렇게 하루를 넘겼다
자연임신이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병원에서 정밀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 의사는 담담하게 말했다.“가능성은 있어요. 다만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그 말 속에는 조심스러운 단어들이 숨어 있었다.‘가능성’, ‘시간’, ‘걸릴 수 있어요’…그게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도 알고 있었다.결국 분당의 대학병원에서 추천을 받아 인공수정을 시도하게 됐다.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 그럼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조급함이 컸고, 멈춰 있기엔 시간이 아까웠다.되겠지, 될 거야… 아니면 어떡하지첫 시술을 받은 날, 희망과 긴장, 그리고 막연한 불안이 뒤섞였다.내 몸이 해내주기를, 아무 문제 없이 착상되기를 바라며 조심조심 하루를 보냈다.이런 마음이 들었다.‘지금 ..
2025. 6. 2.
직장인 난임 부부의 병원 순례기, 검사만 3곳 다녔다
2화. 기대와 실망 사이, 우리가 견뎌낸 시간들결혼 후 아이를 준비하며 병원을 세 군데쯤 다녔다.한 곳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았고, 조금이라도 더 확실한 결과를 듣고 싶었다.그렇게 유명하다는 산부인과, 대학병원, 불임 전문 클리닉까지 두드렸다.나와 남편 모두 임신 전 검사를 받았다.결혼이 늦었던 만큼 걱정도 많았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늘 마음 한켠을 짓눌렀다.그런데 이 모든 걸 직장을 다니며 병행한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훨씬 더 고된 일이었다.월 2~3회는 기본이었다.병원 예약에 맞춰 시간을 빼야 했고, 때로는 오전 반차, 때로는 점심을 굶고 진료실에 다녀와야 했다.그렇게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며 10개월 가까이 병원을 오갔다.매 달, 기대했다.이번 달엔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매 달, 실망했다...
2025.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