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몸이 무거웠고 마음도 지쳐 있었다.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과 함께 따라오는 조심스러움 속에서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던 끝에 선택한 건 '걷기'였다.
그리고 그 걷기의 무대는 뚝섬한강공원이었다.
아침 10시, 도시 속 자연을 걷다
주로 오전 10시쯤이면 해가 너무 강하지도 않고, 한강 위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기분 좋게 살결을 스친다.
처음에는 운동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천천히 걸었다.
러닝복도 어색했고, 운동화 끈을 매면서도 ‘내가 과연 뛸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그 의심조차도 잠시.
한강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걸으며 햇살을 받으니 몸이 조금씩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뚝섬나들목을 출발해 천천히 걷다 보면 성수대교 아래까지 이어지는 구간.
그 길은 도시 한복판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고요하고 자연스럽다.
왼쪽으로는 한강이, 오른쪽으로는 나무 그늘과 산책로가 펼쳐져 있어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걷기에서 러닝으로, 몸과 마음의 경계 넘기
일주일 중 절반 이상은 그 코스를 걸었다. 처음 2일은 20분도 걷기 힘들었다.
무릎도 아프고, 숨도 차고, 허리도 뻐근했다.
하지만 셋째 날부터 조금 달라졌다.
음악을 틀어놓고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템포가 맞아지고, 자연스럽게 조금 뛰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500m를 조심스레 뛰어보고, 다시 걷고, 또 1km를 도전했다. 몸이 갑자기 가벼워진 건 아니지만,
마음이 먼저 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차 하루 평균 2km 이상은 걷고 1km는 뛰게 되었고, 마지막 날에는 3km 이상 러닝에 성공했다.
걷기만으로도 뿌듯했는데 뛰기까지 해낸 나 자신에게 은근히 감동했다.
뚝섬한강 러닝 코스의 매력 포인트
- 그늘 많은 구간: 특히 아침 시간대는 나무 그늘이 많아 햇볕이 세지 않아 부담 없다.
- 러너와 자전거 이용자의 분리: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가 분리되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 성수대교까지 왕복 약 3km: 초보자에게 딱 좋은 거리로, 무리하지 않고 성취감을 느끼기 좋다.
- 사진 찍기 좋은 풍경: 강을 끼고 달리는 기분, 흐린 날도 맑은 날도 모두 그림 같다.
러닝 중간중간 사진을 찍으며 감성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사진 속 하늘, 나무, 물빛은 마치 ‘잘하고 있어, 계속해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러닝이 난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난임 치료를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기다림’이었다.
병원에 다니는 것도, 호르몬 변화도, 끝을 알 수 없는 시간도.
그래서인지 걷기와 러닝은 나에게 ‘기다리지 않는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지금 당장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것, 그건 내 몸과 마음뿐이니까.
운동은 체중조절이나 심폐 기능 향상 외에도,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의 질 개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난임 치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효과가 있는 건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분명 러닝이 도움이 되고 있다.
작은 변화가 준 큰 감동
러닝 1주차를 마무리하며, 무언가를 ‘시작했다’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천천히, 내 속도로 걷고 뛰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었다.
1주일 동안의 러닝은 체력만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단련시켜줬다.
다음 주에는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어떤 기분이 들지, 나도 궁금해진다.
이 러닝일기를 블로그에 하나씩 쌓아가며 누군가에게도 작은 용기와 힐링이 되길 바라본다.
🏃♀️ 여행팁 & 러닝 팁
- 초보 러너라면 걷기부터 시작하세요. 15~20분 정도의 산책만으로도 충분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 오전 10시쯤이 러닝하기 가장 좋아요. 너무 덥지 않고, 햇살도 따뜻해 기분이 좋아져요.
- 뚝섬한강공원은 화장실, 벤치, 자전거 대여소 등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어요.
- 물 꼭 챙기기! 특히 여름철에는 탈수 주의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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