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공수정이 실패로 돌아온 후, 나는 멈춰 서 있었다.
잠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또 다시 뭔가를 시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버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조금 쉬고 나니, 마음이 다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그래서 병원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싶었다.
병원이 달라지면 모든 게 새로워진다.
기록도, 검사도, 시술 과정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해보자’가 아니라,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자’는 자세로 임했다.
정부지원금, 까페, 그리고 시험관 공부
본격적인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난임 관련 정부지원 제도를 알아보았다.
생각보다 조건도 복잡하고 서류도 많았지만, 다행히 정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었다.
나처럼 늦은 나이에 시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새삼 느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본격적으로 ‘시험관 공부’를 시작했다.
난임 카페에 가입해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후기를 읽고,
병원마다 어떤 약을 쓰는지, 시술 전엔 어떤 식단이 좋은지, 운동은 무엇이 효과적인지 하나하나 정리했다.
이제는 감정이 아닌 정보로 움직이고 싶었다.
더 이상 ‘그냥 해보는’ 임신 준비가 아니라
‘의지를 갖고, 내 몸을 돌보며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식단, 운동, 영양제… 내 몸에 집중하다
그때부터 나의 일상은 달라졌다.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식단을 관리했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산책과 스트레칭을 루틴처럼 지켰다.
임신에 좋다고 알려진 비타민, 엽산, 오메가3, 코엔자임Q10도 빠짐없이 챙겨 먹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위해 선택한 일들이었다.
하루하루 조금씩 건강해지는 몸을 느끼면서
‘나는 지금 준비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게 나를 버티게 했다.
다시 시작하는 용기, 그리고 작지만 단단한 다짐
이전의 나는 결과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정 속에 머물기로 했다.
시험관이 성공할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나를 얼마나 다독였는지,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는 분명히 기억될 것이다.
조금 더 천천히 가도 괜찮다.
이번엔,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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