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배아 3차 시작, 신선이식 시험관 6회차 이후 멈춤이 준 의미
시험관 아기 시술을 준비하고 도전하는 과정은 결코 짧지 않다.
나는 이미 신선배아 이식 6회차까지 진행했고, 그 과정 속에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갔다.
매번 반복되는 호르몬 주사, 채취, 마취,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었다.
그러던 중 주치의 선생님께서 말했다.
“이번엔 몸을 먼저 회복하는 게 좋겠습니다. 배아는 동결해두고, 컨디션이 안정되면 그때 이식하는 게 더 나을 거예요.”
그 말은 단순히 치료의 방향을 바꾸는 제안이 아니었다.
끝없이 달려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에 ‘잠시 멈춤도 필요하다’는 쉼표를 찍어준 순간이었다.
신선배아 6회차, 그리고 동결을 선택한 이유
시험관 시술(IVF)은 난자를 채취해 정자와 수정시키고,
일정 기간 배양한 뒤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나는 신선배아 이식을 6차례 진행했지만, 점점 몸이 약해지고 회복 속도도 느려졌다.
난임 치료를 하다 보면 조급함이 앞서서 ‘이번에 꼭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스로를 몰아붙이기 쉽다.
하지만 신선배아는 몸의 컨디션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리해서 진행하는 것보다 동결배아 이식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동결배아란 수정 후 배양된 배아를 냉동 보관했다가,
자궁 내막이 충분히 준비된 시점에 맞춰 해동해 이식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몸과 마음을 회복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이식 시점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결배아 3차 시작, 다시 준비하는 과정
이번에 나는 동결배아 3차를 시작했다.
주사와 약물은 여전히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지만, 마음가짐은 조금 달라졌다.
📌 동결배아 이식 준비 과정
- 배란 유도 주사: 대표적으로 고날에프(GONAL-F) 주사를 복부에 자가주사한다. (사진 참조)
- 호르몬 약 복용: 자궁 내막 두께를 조절하고 착상 환경을 만드는 과정.
- 정기 초음파 검사: 병원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내막 상태와 호르몬 수치를 확인한다.
- 이식 일정 확정: 내막이 충분히 자라면 배아를 해동해 이식일을 잡는다.
보통 1~2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며, 이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내 몸이 충분히 준비됐을 때 이식한다는 점이, 동결배아 이식의 가장 큰 장점이다.
멈춤이 주는 회복의 의미
처음에는 멈춘다는 것이 불안했다.
“시간만 흘려보내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컸다.
하지만 잠시 쉬어가며 알게 된 건, 기다림 속에서도 내 몸과 마음이 조금씩 회복된다는 사실이었다.
난임 부부의 시험관 시술 여정은 단순한 의학적 절차만이 아니다.
매일 주사를 놓고, 약을 먹고,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부부의 마음이 시험대에 오른다.
그렇기에 더더욱 ‘준비된 상태’에서 이식을 맞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이 시간이 단순한 대기 기간이 아니라, 다시 나아가기 위한 회복의 시간이라고 믿는다.

동결배아 이식을 준비하는 부부에게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여러 차례의 시험관 시술로 지쳐있거나,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아 고민 중인 분들이 있을 것이다.
동결배아 이식은 그런 상황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몸을 회복시키며, 다시 힘을 모아 준비하는 과정.
그것이 결국 더 큰 기회가 되어 돌아올 수 있음을 나는 믿는다.
난임 치료 과정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지만, 서로의 동행과 작은 회복이 쌓여 길을 이어간다.
동결배아 3차라는 또 다른 시작 앞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희망을 품는다.
우선 물 흐르듯 이 시간을 좀 흘려보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은 주방 청소도 좀 하고, 베란다 먼지 청소도 좀 했더니
개운하다.
길게 가는 이 난임의 길을
오늘도 조금은
느리지만,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해본다.